골프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규칙과 에티켓을 준수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매너 운동입니다. 저는 처음 골프를 접했을 때, 그저 클럽으로 공을 쳐서 홀에 넣는 게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골프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고 나니 골프의 진정한 매력은 스코어를 향상하는 것뿐 아니라, 동반자와의 관계,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골프 초보들이 알아야 할 에티켓과 기본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골프에티켓에 대해서 글을 적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필드에서 많은 동반자들과 라운딩을 하면서 생각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아니면 알면서 잘 안 고쳐지는 걸까요?) 그리고 이런 것들은 라운드 현장에서 충고를 하면(물론 저는 안 합니다. 그냥 모른척합니다.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은근히 삐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서 초보님들이 골프장에 나가기 전에 한 번 정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골프를 하는 목적은 정말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순수하게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관계를 넓히는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룰과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1) 의상, 복장
골프는 신사들의 운동이라고 합니다. 물론 요즘은 반바지나 나시 같은 옷들도 많이 입으시지만, 일단 원칙은 좀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남자의 경우는 칼라가 있는 셔츠, 양말, 모자를 쓰는 것이 원칙이고, 여자의 경우도 칼라가 있는 셔츠, 스커트, 바지, 모자, 양말을 신는 것이 기본입니다. 보통 퍼블릭 골프장은 이 복장에 대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원권이 있는 이름 있는 골프장들은 보통 이 의상에 대해서도 진지한 규정들이 있습니다. 제가 가끔씩 초대받아서 가는 경기도 남부 CC는 출입 시는 슈트를 기본으로 하고 반바지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같이 동반한 친구가 라운드넥의 골프복을 입고 왔는데(제가 보기에는 문제없어 보였습니다.) 골프장 관리인에게 한 마디 들었습니다. 라운드 넥은 금지되어 있어서 다음부터는 주의해 달라고. 여자들의 경우 스커트 길이 같은 걸 따지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문 예정인 골프장의 공식 웹사이트나 인터넷으로 이런 부분들에 대하여 사전에 연구를 좀 하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시간
요즘 은근히 이 시간 에티켓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 MZ세대들이 골프장에 등장하면서 이 부분이 잘 안 지켜지는 것 같다는 여론이 많습니다."티업시간에만 도착하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고 만약 1시 티업이면 12:40분즘에나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네요. 저는 비즈니스차원에서 골프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들과의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했고,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차원에서 1시간 전에는 도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밥도 같이 먹고, 차도 같이 한잔 하고, 퍼팅연습도 같이 하면서 좀 여유 있게 준비합니다. 근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더군요. 골프에 대한 대중화가 많이 된 이 시기에 나쁘다는 건 아니고요. 골프 에티켓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정말 바쁜 상황이 있다면 서로 먼저 양해를 구해야겠죠.
3) 정숙
물론 필드에 나가서도 정숙이 중요하지만, 클럽 안에서도 정숙함이 필요합니다. 큰소리로 전화를 받는다거나, 큰소리로 떠드는 행위는 좀 절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공이 있는 그대로 치는 게 원칙
만약에 디봇자국에 있거나 러프의 안 좋은 위치에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언플레이볼 되는 장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동반자들과 로컬룰을 만드시면 됩니다. 물론 초보분들이 만들 수는 없으니, 같이 동행한 분들께 상황상황을 잘 설명해서 양해를 구하면 됩니다. 근데 그렇지 않고, 자신의 스코어에 눈이 멀어 그냥 슬쩍 이동하고 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초보때는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제가 같이 간 동반자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뭐라고 하거나 충고하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즐겁자고 모여서 골프 치는 중에 즐겁게 충고하기가 쉽지 않죠. 자주 이런 일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자신의 명성에 스크래치를 내게 됩니다.
5) 티박스 에티켓
티박스에서 티샷을 하는 분이 있을 때는 주변 사람들은 정숙해야 합니다. 이건 가장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아마 첫 번째 라운딩에서 아시게 될 것입니다. 보통 티박스에서 몸 풀면서 스윙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도 엄밀하게는 에티켓이 아닙니다. 연습은 남한테 방해를 주지 않는 장소에 가서 혼자 연습해야 합니다. 보통은 1번 홀 출발장소에 그런 연습장소가 있습니다. 얼마 전 티박스에서 드라이브 스윙연습하시는 분이 동반자 얼굴을 쳐서 이빨 8개가 뽑혔다는 얘기를 캐디님께 들었습니다. 연습은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서 해야 합니다. 안전을 위해 항상 주변에 누가 있는지 보시고요.
저는 동반자의 공을 봐주겠다는 친절을 베풀기 위해 얼마 전까지도 동반자가 티샷 할 때 동반자의 스윙을 바라보면서 서 있었습니다. 근데 이것도 에티켓에 위반되는 행위였네요.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멀찌감치 뒤에 떨어져 서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가끔 정말 예민하신 분들은 티샷 하실 때 '시야에서 비켜주실래요'라고 까지 얘기합니다. 그럼 듣는 사람은 민망하죠. 티박스에는 한 사람만 올라가는 게 매너입니다. 티박스 에티켓 중 마지막입니다. 연습스윙은 한번 또는 두 번만!!!
가장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부분입니다.티박스에 올라가서 어드레스 하고 연습스윙하고, 뒤로 나와서 또 에이밍 하고, 또 어드레스 하고, 또 연습스윙하고, 심한 경우는 1분이 넘게 엉덩이를 흔들면서 연습스윙 여섯 번 정도하고 티샷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보통은 초보들이 그렇겠죠. 이런 분하고 같이 라운딩 하면 동반자분들은 아마 그날 엄청난 피곤함이 찾아올 겁니다. 바라보고 있는 동반자분들은 숨이 꺽꺽 넘어갑니다. 제가 느끼기에 한국기준으로 티박스에 올라가서 스윙까지 30초 이상 걸리면 민폐로 치부됩니다. 저 역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입니다. 동반자들에게 피해를 안 주시도록 평소에 연습을 열심히 하시고, 필드에서는 연습하신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골프를 즐기세요. 다음편에서 추가로 매너와 에티켓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다음시간을 기대해 주십시오.